꿈꾸는 당신

갑자기 이 시를 찾고 싶었다.
이름이 기억나진 않았지만 예전에 [내 마음보고서]를 구입했을 때 나를 위한 시로 적혀 있었다.
왜 나에게 이 시를 알려줬는지 알 것 같다.
다시 한번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.
그리고 책을 다시 보니 이때의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.
역시 그때의 고민과 지금 고민은 별반 차이가 없는 거 같기도 하고..?
올해가 가기전에 한번 더 해봐야지.
시는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도록 블로그에 적는다.
 


꿈꾸는 당신

마종기
 

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
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.
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
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
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.
 
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
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
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.
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 
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.
 
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,
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
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
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.
 
쉽게 따듯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,
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
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 
아는지,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
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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